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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울산 북구 주전 카페 그냥, 고양이와 놀며 향긋한 허브티 마시기

by 맬럭키 2024.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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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그냥



  아이가 아직 어리니 매 주말마다 어딜 가서 무얼 할지가 고민입니다. 조금 더 크면 친구들과 알아서 약속 잡고 놀러 간다고들 하는데 우리 집 아이는 아직 그럴 기미가 안보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이가 엄마아빠보다 친구가 좋다며 함께 놀기를 거부한다면 그땐 또 너무 슬플 것 같기는 해요.

  아이는 집에서 노는 걸 더 좋아하긴 하는데 집에서 계속 놀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엄마, 아빠가 지치기 마련이고 결국 유튜브나 핸드폰을 쥐어줄 수밖에요. 그래서 돈을 좀 쓰더라도 차라리 나가는 게 낫습니다.

  오늘은 멀리 가기도 귀찮고 근처 카페로 가봅니다. 카페 그냥은 지인과 함께 처음 와본 곳인데요.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지난번 포스팅한 경주 코코고양이카페만큼 본격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고양이도 적당히 있고요. 차나 음료 퀄리티도 꽤 괜찮아요. 그래서 재방문합니다.

카페그냥
울산 동구 주전해안길 162
영업시간 12:30~21:00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
052-233-3228

 

  처음 바깥에서 본 카페 이미지는 '또잉?'입니다. 전통 찻집인가.. 어딘가 향토적인 느낌이 나네요.

 

  카페 이름도 '그냥'이라 내비게이션에 '그냥 카페'라고 검색하면 잘 나오지도 않아요. 자꾸 동네 온갖 스타벅스, 하삼동, 빽다방, 메가커피 등등만 나오더라고요. 정식 명칭은 '카페그냥'입니다.
 
  사장님께서 카페 이름을 너무 막 지으셨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중의적인 의미로 '그 고양이'→'그 냐옹이' →'그 냥이' →그러다 '그냥'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자세한 사정은 사장님만 아시겠지요? 물론 사장님께서 정말 신중하게 고심하신 끝에 카페 이름을 지으셨을 수 있지만 저 혼자만 한 번 또 의미 부여를 해보았습니다.


  카페 메뉴판입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바닐라라떼, 아인슈페너, 코코넛 커피 등등 다양한 종류의 커피는 물론, 라떼나 에이드류, 빙수류, 모히또와 하이볼도 있습니다. 아보카도 커피는 무슨 맛인지 궁금하네요.


  제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차 종류인데요. 레몬차, 자몽차, 유자차, 오미자차, 대추차를 시작으로 카모마일, 페퍼민트, 메리골드, 장미, 국화차, 작두콩, 목련, 금계국 등등 꽃차들이 잔뜩 있고요. 제일 아래쪽에는 10가지 이상의 모둠 꽃차라는 '열화차'가 눈에 띕니다. 나중에 다른 분이 주문하시는 걸 봤는데 말린 찻병들을 엄청 열었다 닫았다 하시며 주전자 가득 꽃들을 채우시더라고요. 제가 주문한 차보다 주전자도 더 크고요. 저도 다음번에는 열화차 주문해 보려고요!

  아무튼 오늘 카페그냥에서 차 종류를 주문하는 건 처음이라 조금 고민하다 메리골드를 주문했습니다. 네, '메리골드' 이름이 예쁘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함께 온 친구는 언제나처럼 자몽에이드를 시켰고요. 사이드로 크로플도 주문해 봅니다. 데스크에 크로플 사진을 예쁘게 찍어서 올려뒀더라고요.

 

  차를 기다리면서 아늑한 카페 안쪽 사진도 요래 조래 찍어 봅니다.


  잠시 후 주문한 음료와 크로플이 도착했습니다. 자몽에이드는 엄청 커다란 유리잔에 주셨고요. 차는 더 어마어마합니다. 메리골드가 들어있는 티팟과 작은 찻잔 두 개, 그리고 워머에 올려진 따뜻한 물이 들어있는 유리주전자 하나와 빈 유리주전자 하나가 세트예요. 띠용!
  아니,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요. 주전자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도저히 어찌 먹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사장님께 이걸 다 어떻게 쓰는 건지 여쭤봤습니다.

 
   차 마시는 방법

  사장님 왈,
1. 꽃이 들어 있는 주전자에서 꽃향이 충분히 우려 지면 우려진 차를 찻잔에 따라 마신다.
2. 충분히 우려진 차는 더 진해지지 않도록 비어있는 작은 유리주전자에 옮긴다.
3. 너무 진해진 차는 따뜻한 물을 더 섞어서 마신다.
4. 원 주전자에 있던 차를 다 마셨을 경우에도 원 주전자에 따뜻한 물을 넣어 한 번 더 차 우려 마셔도 된다.
5. 따뜻한 물은 원하면 더 주실 수 있다.
였습니다.
네, 적으니 별거 아닌데 주전자가 잔뜩 왔을 땐 잠시 당황했어요.
 
  아무튼 멋집니다. 비주얼이요. 차 마시는 우아한 여자 같잖아요.
 
  크로플은 솔직히 조금 실망이었어요. 크로플 반죽은 괜찮은데 위에 올려진 과일이 냉동딸기와 냉동블루베리더라고요. 너무 사각사각하기도 하고 전 달콤한 과일을 기대했는데 시기만 하고 달지가 않아서요. 차라리 아이스크림만 있는 것이 나을 뻔했다는 것이 저만의 생각입니다.


  다음번엔 그냥 커피콩빵 시키려고요. 지난번에는 커피콩빵을 주문했었는데 양도 꽤 많고 맛있었어요.
 
  아이는 아빠와 고양이를 만나러 실외로 떠났습니다. 카페그냥 본관을 지나면 별채가 있는데요. 그 사이에 작은 정원이 있어요.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아이와 정원에 앉아서 시간을 조금 더 보내도 좋을 것 같아요.


  카페그냥의 고양이들은 다 길고양이들을 데려다 키우시는 것 같아요. 고양이들이 이 테이블에 갔다 저 테이블에 갔다 밖에 갔다 들어왔다 정말 자유롭게 돌아다니더라고요. 츄르 등 고양이 간식을 가지고 오면 자유롭게 먹여주셔도 됩니다.


  저희도 츄르를 가지고 갔는데 고양이들이 배가 부른 건지 잠이 오는 건지 먹는 것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데스크 쪽에 앉아 눈을 살짝 감고 잠을 청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말랑말랑한 고양이 발바닥 젤리도 한 번 만져보고 반질반질한 털도 실컷 쓰다듬어 주다 왔습니다. 

 

 

  냥이들아, 다음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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