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복 셰프의 '목란'
이연복 님의 목란에 다녀왔습니다. 예전에는 예약하기가 정말 하늘의 별따기였는데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몇 년 전 제가 처음에 목란에 예약하려고 전화를 했을 때만 해도 매월 1일, 16일 당일 예약이 시작되고 한두 시간만 지나면 예약이 마감되었는데요. 저도 몇 백 통이나 전화를 했지만 전화가 계속 통화 중이라 예약을 못했었어요.
하지만 이번엔 운이 좋았던 건지 한 번에 성공! 심지어 예약 당일 음식을 다 먹고 혹시나 싶어서 계산을 하면서 일주일 정도 후 예약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가능하다고 하셔서 바로 다음 예약도 잡았어요. 지금은 예약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항상 예약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부산 아난티코브에도 분점이 생겨서 몇 번 먹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솔직히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어요. 일단 판매하는 음식의 가짓수도 많지 않고, 멘보샤가 맛있긴 했지만 다른 면요리 종류는 그냥 평범한 수준이었거든요. 그래서 오리지널 목란을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현재 부산 아난티코브 분점은 인력난 때문에 폐업을 한 상태라고 하네요.
목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5길 21
영업시간 11:30~21:20(라스트오더 20:35)
브레이크타임 15:00~17: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02-732-0054
드디어 예약날, 목란에 도착했습니다. 목란의 건물은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서 사용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주차장은 꽤 넓어 좋았고, 주차 관리를 해주시는 분이 따로 있으세요. 혹시 이연복 셰프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조금 기대했는데 이 날은 아쉽게도 계시지 않더라고요.
목란 메뉴
사전 예약 메뉴
상시 예약 메뉴로는 대표 요리인 동파육, 멘보샤와 더불어 어향동구, 마라비프, 몽골리안 비프, 오룡해삼이 있고요. 홍소생선, 춘빙경장육사는 디너 한정 메뉴, 관자냉채, 배추찜은 계절 메뉴로 관자냉채는 7~8월은 금어기로 주문 불가, 배추찜은 겨울 한정 메뉴입니다.
사전 예약 메뉴들은 정통 방식으로 조리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려서 예약한 수량만큼만 만든다고 하니 최소 3일 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저희는 먹고 싶었던 동파육과 멘보샤를 미리 주문했어요.
코스 요리
코스도 있는데요. 코스요리는 인당 가격이 A코스 3만 원, B코스 3만 5천 원, C코스 4만 원, D코스 4만 5천 원, E코스 5만 5천 원, 스페셜코스 8만 5천 원 선으로 유명세이 비하면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코스요리에 나오는 음식들은 딱 제가 원했던 메뉴가 아니라 패스했습니다.
주문한 음식들이 차례로 나왔습니다.
먼저, 모든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멘보샤입니다. 저희는 대자(12조각)를 주문했어요. 부산 아난티코브에서도 먹어봤지만 멘보샤는 역시 맛있어요. 이연복 님 덕분에 멘보샤가 대중화되다 보니 요즘 멘보샤를 파는 가게는 어딜 가도 있잖아요. 하지만 역시 다릅니다. 바싹하게 튀긴 식빵 사이에 오동통통한 새우살이 잔뜩 들어있고요. 튀긴 요리인데도 하나도 느끼하지 않아요.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함께 주는 칠리케첩소스가 또 하나의 킥입니다.
두번째로 나온 음식은 동파육(소자)입니다. 소스에 졸인 꽤 두툼한 고기가 7조각 나오고요. 주변을 청경채로 장식해 주셨네요. 일단, 음 맛있어요. 고기가 사르르르 녹아내리는 느낌. 왜 유명한 지 알 수 있는 맛이었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고기 비계를 좀 안 좋아하는지라 살코기 부분은 정말 맛있었는데 비계 부분은 좀 별로더라고요. 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저는 돼지고기를 구워 먹을 때에도 삼겹살보다는 목살 파입니다.). 함께 간 친구는 동파육이 제일 맛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친구를 위해 두 번째 예약에는 11피스 대자로 미리 주문해 두었습니다.
다음은 홍소가지입니다. 이름이 생소할 수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가지튀김이고요. 이연복 님께서 방송에서도 여러 번 말씀하셨던 음식이라 꼭 먹어보고 싶었어요. 가지를 잘라 전분을 묻힌 뒤 튀겨 야채와 볶은 약간 매콤한 요리입니다. 가지는 겉바속촉이고요. 같이 볶은 채소도 맛있었어요.
마지막 요리는 유린기입니다. 목란을 검색했을 때 유린기에 대한 후기가 꽤 좋더라고요. 그래서 주문했는데 역시 맛있어요. 바삭한 닭튀김과 채소의 조합이 좋고요. 잘게 썰어 넣은 고추와 소스가 잘 어우러지는 맛이었습니다. 고추만 살짝 걷어내면 아이들 먹기에도 좋아요. 유린기는 마켓컬리에서도 팔더라고요. 오리지널과는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 먹어보시길 바라요.
한 때 목란의 숨은 메뉴였던 군만두는 이제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먹어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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